[Real Estate] 청약 경쟁률 622대 1…시장 열기 들끓는다
지난주 대구의 ‘8학군’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 기록적 청약경쟁률이 나왔다. 현대건설이 내놓은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197가구 모집에 12만2563명이 몰려 평균 6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지난 4월 부산 광안더샵(379 대 1), 6월 부산 해운대자이 2차(363 대 1)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가 지난 7월22일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청약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부산 대구 등 영남권이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서 나온 ‘대연SK뷰힐즈’는 30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울산시 중구 복산동에서 공급된 ‘복산아이파크’는 93명 모집에 2만3860명이 몰려 256.6 대 1의 기록을 세웠다. 초저금리, 새아파트 선호현상, 전세난 등이 맞물려 가을 청약시장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만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한 묻지마 청약은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대출 규제에도 분양시장 ‘활활’

[Real Estate] 청약 경쟁률 622대 1…시장 열기 들끓는다
7·22대책 이후 수도권에서 공급된 단지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지난 7월 말 경기 화성시 청계동에서 분양된 동탄2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3차다. 141.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분양한 서울 대치동 국제아파트 재건축인 ‘대치 SK뷰’가 1위를 기록했다. 30명 모집에 1519명(50.6 대 1)이 몰렸다.

부동산 업계는 7·22대책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분양시장 활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7·22대책은 부동산 담보대출 거치기간을 줄이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하는 게 주내용이다. 또 대출시 담보가 아닌 상환능력 위주로 심사를 하도록 해 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수그러들지 않는 전세난도 분양시장 호조에 한몫하고 있다. 전셋값은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무려 78개월 연속 오르며 신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80%를 돌파한 구(성북구)가 나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22대책 이후 이달 3일까지 전국 기준 전체 청약경쟁률은 15.5 대 1로 조사됐다. 이 기간 새 아파트 5만8679가구가 공급됐고, 총 90만8880명이 청약을 했다.

연말까지 17만여가구 쏟아져

[Real Estate] 청약 경쟁률 622대 1…시장 열기 들끓는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17만2637가구에 달한다. 9월과 10월에는 각각 6만2631가구와 6만5596가구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서울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에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를 분양한다. 지상 21층 12개동, 1009가구 규모다. 584가구(전용면적 59~123㎡)가 일반분양이다. 기존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2397가구), 답십리 래미안 위브(2652가구)와 함께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만들게 된다. 삼성물산은 또 10월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서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를 공급한다. 39층 24개동, 2352가구 대단지다. 일반분양분은 336가구로 이 중 80%가량이 요즘 선호도가 높은 59㎡형이다.

9~10월 경기·인천 분양 물량도 풍부하다. 이달과 내달에 걸쳐 6만2522가구가 쏟아진다. 효성은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대에서 ‘효성해링턴플레이스’를 10월 공급한다. 지상 26층 17개동 규모로 1679가구 중 98%(1644가구)가 중소형(84㎡ 이하)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도 대규모 새 아파트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10월 운정신도시 A25블록에서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1956가구를 분양한다. 74·84㎡ 두 가지 타입을 선보인다. 대림산업은 10월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서 단일 분양단지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680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도건설도 같은 달 경기 남양주에서 ‘다산신도시 반도유보라’ 82·84㎡ 1085가구를 공급한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나타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해당 지역 수급여건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청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분양 물량 추이를 볼 때 지역에 따라 미분양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들은 선별 청약을, 건설사들은 선별 수주 및 공급 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