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인식하는 통증수용체가 비만과 당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 식의약맞춤치료시스템 창발센터(이하 식의약센터) 이기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 의대 제이슨 킴 교수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통증수용체는 우리 몸에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단백질로 고추의 캡사이신을 감각하는 수용체이다. 캡사이신은 통증수용체라고 하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는데 이것이 발열반응과 통증을 일으켜 복합적으로 입안에서는 맵다고 인지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통증수용체 유전자를 제거한 실험쥐에서 고지방식이나 노화에 의한 비만이 더욱 심하게 나타났으며, 2형 당뇨의 대표적인 증상인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났다.

실험쥐의 지방세포와 심장의 인슐린 작용에 큰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에 통증수용체가 지방과 심장, 당 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통증수용체가 없으면 비만과 당뇨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렙틴 조절 실패로 인해 비만과 당뇨가 악화될 수 있음도 규명했다.

렙틴은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에너지 대사를 증진시키는 등 중요한 에너지 대사 조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고추나 캡사이신 섭취가 비만의 확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와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며 “비만과 당뇨의 진행을 조절하는 데에 있어서 통증 수용체인 TRPV1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통증수용체가 비만과 당뇨의 진행을 조절하는 역할은 물론 렙틴 저항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논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기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과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의 진행을 막는 천연물 신약이나 기능성 식품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헀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실험생물학 연맹(FASEB)이 발행하는 실험생물학 연구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 실험생물학 연맹지(FASEB Journal) 8월호에 게재됐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