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3개 홀 연속 버디쇼…제이슨 데이, 캐나다오픈 '역전승'
지난 6월 US오픈에서 ‘현기증 투혼’을 펼쳤던 제이슨 데이(28·호주·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캐나다오픈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데이는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애비CC(파72·727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데이는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을 1타 차로 누르고 시즌 첫 역전승의 감격을 맛봤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일을 맞은 데이는 전반 8번, 9번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16번홀부터 18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쇼를 선보이며 승부를 뒤집어 상금 104만4000달러(약 12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이후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생애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데이는 지난 6월 US오픈 2라운드 경기 도중 현기증으로 쓰러져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하지만 응급처치를 받고 약을 먹은 뒤 경기를 재개해 최종 순위 공동 9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열린 디오픈(브리티시오픈)에서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한 데이는 이번 역전 우승으로 ‘투혼 드라마’를 완성했다.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는 12세 때 위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여읜 뒤 홀어머니 슬하에서 가난한 성장기를 보냈다.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골프채로 연습을 시작한 그는 너무나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 싫어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가급적 출전하지 않는다.

그는 집을 팔아 레슨비를 댄 어머니에 보답하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등교하기 전 3시간 반씩 연습에 몰두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2007년 19세 7개월26일의 나이로 웹닷컴투어(레전드파이낸셜그룹클래식)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0년 HP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당시 우승은 호주 선수가 PGA 투어에서 거둔 최연소(22세) 기록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