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W 경쟁력 높이려면
전문가 대신 대중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묻는 ‘크라우드 소싱’은 더 이상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고객의 생활 속 아이디어에서 얻기도 하고, 창업아이템을 공모해 비즈니스로 연결하기도 한다.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모두가 함께 찾는 것이다.

이런 집단 지성의 힘이 속속 성과를 내면서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사업 아이템에 적용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신발 마니아들이 제공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실제 제품으로 선보이는 기업부터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번역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집단 지성의 힘으로 소프트웨어(SW)제품 품질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크라우드 테스팅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고객이 앱, 서비스, 홈페이지 등 테스트 대상과 기간, 인력 규모 및 수준 등을 요청하면 업체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이에 관심있는 다수의 사람을 모아 품질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2007년 어플로즈(Applause)사가 이 서비스를 시작해 7년 만에 포브스지 선정 미국 내 가장 유망한 기업 7위에 오르는 등 혁신성과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프로젝트별로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줄어 고객사와 테스팅업체 모두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크라우드 테스팅은 무엇보다 SW제품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SW제품의 수출 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테스팅이 필수인데 대부분 중소기업인 국내 SW업체는 매번 전문 테스팅 인력을 고용해 사전 품질검증을 하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이 방식을 이용하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현지에 거주하는 전문 테스터 인력을 섭외하고 실제 품질검증을 받는 전 과정을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SW 테스팅은 여전히 많은 기업에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그만인’ 영역에 속한다.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기기, 모바일,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IT)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 번 외면받은 SW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부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뭐든 등장도 빠르고 퇴장도 빠른 시대다. 이에 대한 최고의 대비는 철저한 사전 검증이다. 해외 시장으로 가는 제품일수록 절실하다. 모두의 머리와 생각을 한데 모으는 집단 지성 방식의 사전 검증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우리 SW제품이 많이 등장하길 바란다.

권원일 < 콘크릿(CONKRIT)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