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예술작품이 깨우는 인간 내면의 선한 욕망
“세상은 작고 사람과 인생도 작다. 오직 큰 것은 욕망뿐이다.” 미국 작가 윌라 캐더가 남긴 말이다. 삶을 추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 중 하나인 욕망은 많은 예술과 소설 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욕망의 힘》에서 예술작품이 다룬 인간의 욕망을 알아본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예술가와 문인, 인문학자들이 표현한 욕망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원초적 욕망인 사랑, 파괴와 탐욕 등 나쁜 욕망, 존재 추구에 대한 욕망, 소통과 관계 회복에 대한 욕망이다.

[책마을] 예술작품이 깨우는 인간 내면의 선한 욕망
저자는 욕망을 표현한 예술작품 83점을 소개하며 욕망의 다양한 면을 짚는다. 작품 해설에 이어 작품과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작가나 철학자의 글을 실었다. 미국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연인끼리 입 맞추는 순간을 그린 작품 ‘키스’(사진)는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와 함께 소개했다. 희곡에서 “꿀벌의 윙윙거림만 들리는 무한의 순간”이라고 묘사된 입맞춤과 사랑에 대한 열망이 강렬한 원색을 쓴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림과 글이 내면의 선한 욕망을 깨울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저자에게 예술은 좋은 욕망과 나쁜 욕망을 구분하고 관리하는 통로다. 공포와 전율을 일으키는 그림을 감상하며 공격성을 해소하고,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통해서는 희망과 성취욕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는 “욕망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예술을 통해 얻은 좋은 욕망이 우리 삶의 강렬한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