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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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2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연말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수혜주인 수출주들이 단기 상승 모멘텀(동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강달러+中 증시불안에 2년 만에 최고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0원에 출발한 후 전 거래일 대비 4.6원 오른 1152.1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3년 7월8일(종가 1052.3원)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153.6월까지 치솟으며 2013년 6월26일(장중 기준 1156.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을 받으며 상승폭을 키웠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불을 붙인 건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다.

옐런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신중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금리 인상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옐런 의장은 지난 5월부터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혔으나 그리스 관련 불안감이 지속된 탓에 부각되지 못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거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중국 이슈로 쏠리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인데다 중국 증시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되며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이달 1170원~1180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과 같은 상승 속도가 유지될 경우 연말 1200원대 초반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4월말 1060원대까지 하락했던 환율이 1150원대까지 진입하는데 석 달도 걸리지 않았다"며 "여타 아시아 통화들과 비교해도 약세 속도가 가파른 편"이라고 말했다.

◆"수출주 주가, 미국 금리인상 전까진 강세 나타낼 듯"

달러화 강세 속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 전까지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원화 약세 수혜를 입을 만한 수출주들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국이 오는 9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금리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박 연구원은 "다만 금리인상 후에는 원화 약세 수혜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외국인의 차익실현 및 원화 자산 보유 욕구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IT, 자동차 등 전통적인 대형 수출주보다는 화장품이나 음식료, 자동차 부품주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수출주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동차, 휴대폰 판매 부진이 지속되며 중장기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경쟁력을 잃은 상태"라며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탈바꿈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