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입된 인증 중고차 제도는 현대캐피탈이 보유한 리스·렌트카의 일부를 사용기간과 사고 유무, 마일리지 등 차량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해 중고차 시장에 유통시키는 시스템이다. 7개 영역 133개 항목에 걸쳐 정밀검사를 하고, 차량 매각 후에도 품질 보증 및 수리까지 현대캐피탈이 책임진다.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게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의 생각이다. 중고차 판매는 14년 경력의 중고차 전문 판매회사 오토플러스가 전담한다.
중고차 매매 건수는 작년 신차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정보 비대칭이 심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간 중고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 843건을 분석한 결과 중고차 성능점검 내용과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르다는 불만이 77.2%에 달했다. 겉과 속이 다른 ‘레몬 마켓’의 대표적 사례로 중고차 시장이 꼽히는 이유다.
인증 중고차 제도에는 대포차를 근절하려는 정 부회장의 의도도 숨어 있다. 현대캐피탈은 신차 할부 상품을 노린 조직형 사기 범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만 약 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30년 경력의 검찰 수사관 등 전문가 34명으로 팀까지 꾸려 관련 범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포차 근절을 위해선 중고차 매매 질서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