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흙·자갈 가열시켜 정화
기존보다 약 70% 비용 절감
고태훈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중소기업 진인은 지난 10일 경기 의왕시 철도연에서 토양 정화기술을 시연(사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을 데우는 원리를 활용했다.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유류로 오염된 토양을 600~700도의 고온으로 가열해 토양에 흡착된 유기 오염물질을 휘발 또는 탈착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기름에 오염된 토양 정화에는 세척, 증기 추출, 화학적 산화 환원, 토양경작법 등을 사용했다. 하지만 고농도로 오염된 토양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화석연료를 이용해 열로 탈착하는 기술은 비용이 많이 들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파 기술을 활용하면 정화 비용을 기존의 20~30%로 낮출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 연구원팀이 개발한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발열기술은 건설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마이크로파로 하루 안에 콘크리트를 양생할 수 있다.
김기환 철도연 원장은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유류 오염 토양 정화기술은 경제성이 높다”며 “국내외 토양 정화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