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5일 오후 4시43분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자산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가 비상장 주식의 매도와 매수주문을 직접 체결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비상장주식에 한해 국내 5대 증권사들이 거래소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비상장 주식 내부주문집행 업무 허가’에 관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다음달까지 국회에 제출한다고 5일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투자자들은 NH투자 KDB대우 한국투자 삼성 현대 등 국내 5대 증권사를 통해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주식을 사려는 고객과 팔려는 고객의 거래를 체결해 주는 것뿐 아니라 증권사가 직접 매수인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고객으로부터 비상장 주식을 사들여 상품을 만들고 다시 판매하는 식이다. 내부주문집행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 기준은 향후 시행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비상장 주식거래의 장을 다양화해 모험자본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장외 주식거래시장 K-OTC를 운영 중이지만 우량 기업들의 참여 등이 저조해 거래규모가 기대를 밑돌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5대 증권사와 K-OTC 간 경쟁을 통해 비상장주식 거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는데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비상장기업과의 업무를 확대하는 동시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기 위해 늘린 자본금 가운데 일정 부분을 비상장 주식을 활용한 신사업에 투입할 수도 있어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은 업종이 다양해 단순한 매매체결 외에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협력과 지원이 가능하다”며 “기업공개(IPO) 및 매출채권 유동화 등 기존에 하고 있는 업무와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