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남성 김모씨(35)는 매일 야식을 먹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면 허기를 느끼고 냉장고를 엽니다. 먹을 것을 찾기 위해섭니다. 이 때문인지 1주일에 세 번 이상 운동하지만 살이 좀처럼 빠지지 않습니다.

가끔씩 야식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밤마다 먹는다면 ‘야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새벽 1시 이전에 잠을 자기 어렵고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폭식하는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밤에 음식을 먹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학협회에 따르면 야식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오후 6시까지 소모하는 열량은 전체 칼로리 중 3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4분의 3을 씁니다.

야식증후군 환자들이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쓰는 열량은 하루 열량의 56%에 이른다고 합니다. 음식이 소화가 안 된 상태에서 잠이 들기 때문에 자는 동안 쉬어야 하는 몸이 열량을 소모하느라 쉬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역류성 식도염, 위장 장애 등 소화계통 질환을 앓을 수 있습니다. 인구 100명 중 한두 명은 야식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식증후군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앨버트 스턴카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입니다.

밤에 음식을 먹으면 신진대사가 불균형해집니다. 몸무게가 늘어나고 다른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들의 9~14%는 야식증후군을 앓는다고 합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은 27%가 야식증후군 환자입니다.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야식증후군을 앓는 환자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100명 중 12명이 야식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과 야식증후군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가 많이 나왔습니다. 우울증은 보통 새벽에 더 확연하게 나타나는데 야식증후군 환자들은 저녁에 더 우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야식증후군과 우울증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수면과 입맛 기분을 관장하는 호르몬 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루 세 끼를 꼭 챙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침을 거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저녁식사는 오후 8시 전에 먹고 소화가 다 된 상태에서 잠을 청합니다.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야식증후군을 피하는 방법입니다. 야식증후군이 의심되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