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우려와 그리스의 국가 부도 가능성 등 외부 변수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기업들의 실적으로 옮아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를 계획대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도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협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부채 위기에 대해 결국 국민투표 이후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증시에 미리 반영되면서 영향력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긴축 찬성 결과가 나오면 이어 현 총리 및 집권당이 물러나고, 신규 세력이 채권단과 재협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후 유럽중앙은행(ECB) 자금 공급 재개, 오는 20일 만기도래 35억 유로 국채상환, 그리스 위기 진정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찬반 국민투표 다음날인 오는 6일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투표결과에 따른 잡음이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남아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 주까지 그리스에 대한 잡음이 좀 더 이어질 수는 있다"며 "그리스 변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는 약해졌다고는 해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시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으로 초점을 옮겨가겠지만, 그리스 영향력에서 서서히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현재 지수 수준을 고려할 때) 단기 조정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까지 투자심리를 쥐고 흔들었던 메르스에 대한 우려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2차 감염자는 모두 완치되거나 사망하는 등 치료 상황이 종료됐다. 2차 감염자 중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나머지 25명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2분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별 차별화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실적 개선주로 꼽혔던 화장품, 유통 등 중국 관련 소비주에 다시 매기가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2분기 기업 실적 기간을 앞두고 대형주들은 실적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은 대형주보다는 개별 종목 이슈에 계속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