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1961년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54년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쿠바와 외교관계 복원을 위해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재개설키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사관 재개설 시점과 양국 대사 임명 등의 구체적인 절차는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해 12월 국교정상화 선언에 합의한 뒤 외교관계 복원을 위한 실무절차를 진행해왔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는 올 1월15일 쿠바와의 무역 및 금융거래 제한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여행도 자유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추진, 5월29일자로 33년 만에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공식 해제했다.

대사관 재개설은 외교관계 복원의 핵심 절차로, 양국은 5월21일 대사관 재개설을 위한 실무 협상을 시작해 한 달 반 만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대사관 개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수도 아바나를, 카스트로 의장은 워싱턴DC를 공식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