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로 제각각 운영하고 있는 복수전공 제한이 사라진다. 인문계열 대학 2,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술훈련 과정도 신설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문계 전공자 취업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는 인문계 졸업자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다.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의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의 학생 비중은 59%인데 취업률은 50%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의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인문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45.5%인 데 비해 공과대학 졸업생은 65.6%였다. 대기업만 보면 인문계열 출신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하다. 2013년 4대 그룹 신입사원 채용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와 이공계 비중이 삼성 20 대 80, 현대차 30 대 70, LG 15 대 85, SK 30 대 70이었다.

우선 인문계 전공자들이 이공계 과목을 이수해 융합학위(복수전공)를 받는 길이 넓어진다. ‘국어국문학+전자공학 전공’ ‘사회학+디자인 전공’식의 학위가 생기는 것이다. 또 취업 의지가 강한 대학 2, 3학년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항공기 정비원, 빅데이터 전문가, 핀테크 전문가 등의 직업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단기(1주~2개월) 과정도 개설한다.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진로지도 관련 강의는 교양필수과목으로 전환한다. 취업을 위한 활동을 포인트로 적립해 장학금으로 돌려받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고용부를 비롯해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로 나눠져 있는 취업지원 제도도 대학 내 ‘청년고용플러스센터’를 신설해 통합관리한다. 산학협력단, 여성취업 지원 등 각 부처의 취업지원을 한곳에서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대학 교육과 교육훈련, 취업지원 서비스 등 인력공급 정책을 개선하고 종합대책은 내달 말 ‘청년고용종합대책’에 담아 발표할 것”이라며 “인문계 전공자들이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도전하면 다양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