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7개 대기업이 사업장 2개소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이 손을 잡은 HDC신라면세점이다. 용산아이파크몰 부지를 활용해 2만7400㎡ 규모의 면세점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입찰기업 중 가장 큰 면적이다. 특히 새롭게 쟁점으로 떠오른 교통·주차난 해결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HDC신라면세점 출점을 통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 확장 가능성과 관리 및 운영능력, 지리적 요건에서 경쟁 사업자 대비 우세하다"며 "면세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1조원 수준의 영업가치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신라의 주력사업이 면세유통사업으로 옮겨가면서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에 따른 외형 확대가 가능하는 예상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나타날 피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전년 대비 71.2% 증가한 653억원, 매출액은 3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말 메르스의 영향으로 최근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상품 취소가 진행되고 있다"며 "메르스가 진정되고 나야 투자심리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신라에 이은 유력 후보들로 꼽히는 곳은 전통의 백화점업체들이다.
신세계DF(신세계)와 현대DF(현대백화점)는 각각 1만8180㎡와 1만2000㎡ 규모의 사업 계획을 제출했다. 신세계는 기존 백화점의 상품 구성능력과 남대문 상권 개발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바로 옆 롯데면세점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과 인근 지역 교통난은 넘어야 할 산이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현대는 유일한 강남권 입찰자라는 부분이 차별점이다. 삼성동 코엑스 단지 내 관광 인프라와의 상승 효과(시너지)가 기대된다.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시장 지역을 사업 후보지(1만5000㎡)로 내놓고, 주변 상권과 디자인플라자를 활용한 주차난 해소가 장점이다. 반면 상품 구성 능력 등은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부분이다.
시내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관련주에 대한 투자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긍정적인 시각은 메르스 충격으로 부진했던 유통주 중 면세점 관련주를 매수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김태현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서울시내 면세사업자 선정으로 백화점 등 기존 유통업체의 일부가 면세점주로 변하면 면세점, 편의점, 모바일쇼핑 등과 같은 한국 유통성장을 주도할 업태의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된다"며 "신규 시내면세점에서 기대하는 매출규모는 연간 1조5000억~3조원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시점에서 실제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신규 사업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관련주들은 일종의 테마주처럼 뉴스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매매를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큰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