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해제했는데 확진 판정…메르스 환자 3명 추가
격리 조치가 해제된 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했다. 첫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발병 12일 후에야 메르스로 확진된 사례도 나왔다.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는 와중에 보건당국의 부실한 관리망이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메르스 신규 확진자는 3명으로, 이 중 한 명(61·172번 환자)은 지난 3~13일 자택격리돼 있던 대전 대청병원 간병인이다. 정부가 밝혀온 대청병원 관련 잠복기는 13일로 끝났지만 이 환자의 첫 증상은 15일에야 나왔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대청병원 최종 노출일을 지난달 30일로 놓고 최대 잠복기를 계산했는데 추가 발생 환자를 감안해 다시 따져보니 정확한 최종 노출일은 이달 1일이 맞다”며 “더 정교하게 살핀 뒤 격리기간을 확대했어야 하는데 며칠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16번 환자가 경유한 이후 대청병원에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초반 환자에만 주목해 격리기간을 잘못 설정했던 탓이다.

이날 확진된 또 다른 환자(60·171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14번 환자 관련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최대 잠복기는 이미 이달 12일로 끝났음에도 또 환자가 나온 것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첫 증상이 9일 나타나 10일 검사를 했지만 당시엔 음성으로 나왔다”며 “검사를 위한 객담 채취 등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21일 실시한 재검사에서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환자(77·170번 환자)도 정부 관리망 밖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76번 환자(75 사망)가 건국대병원 일반병실에 5시간가량 입원했을 때 같은 층에 입원했던 환자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76번 환자와 같은 층에 입원했던 사람 중 일부만 관리대상에 넣었다. 76번 환자와 비교적 먼 병실을 썼던 170번 환자는 제외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76번 환자가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판단해 노출범위를 그에 맞춰 (좁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170번 환자는 자신이 메르스에 걸린 줄도 모른 채 건국대병원 퇴원 후 다른 병원 네 곳을 경유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