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비·기부금 횡령 막자"…비리 예방교육 나선 성낙인 총장
지난해부터 불거진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등 비리로 곤욕을 치른 서울대가 교수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연구비리 예방교육에 나섰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이 주도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17일 단과대 부학장단과 보직교수 등 40여명이 모여 연구비리 사례를 공부하고 연구원 관리 방법과 올바른 윤리의식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연구비리 근절을 위해 성 총장이 준비했다. 서울대에서 총장이 주재하는 연구비리 예방교육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강의는 30여년간 감사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감사원 제2사무차장과 방산비리 특별감사단장 등을 지낸 문호승 서울대 상근감사가 맡았다. 문 감사는 “자신이 따낸 연구비나 기부금을 공금이 아닌 ‘자기 돈’으로 착각하는 교수가 종종 있다”며 “연구원과 행정직원에 대한 내부통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오는 25일 학내 각 연구소 소장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비리 예방교육 간담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성 총장의 이 같은 행보는 교수들의 연구비 유용 등 일탈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지난 5월 감사원이 발표한 ‘국립대 국가연구개발 관리실태’에 따르면 서울대 A교수는 약 10억원의 연구비 관리를 사촌동생에게 맡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월에는 가짜 연구원을 등록해 연구비 7억여원을 횡령한 B교수가 파면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10월 법인화 후 첫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일부 기관은 잘못된 관행과 문제점을 빨리 찾아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먼저 감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