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한국 경제에 3개월가량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2일 '메르스(MERS) 사태와 중소기업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메르스 확산으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은 물론 중소 제조업체도 피해를 보는 등 '메르스 불황'(MERS Recession)이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메르스 확산은 개인 소비·생산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단기적 소비활동의 위축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서비스 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스의 국내 확산이 국가 이미지 하락과 내수부진, 환율·물가상승, 고용·투자 감소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감소로 여행·숙박·음식업 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다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유행기간이 7개월이었으나 부정적 영향은 1분기(3개월)에 그쳤고 신종인플루엔자도 마찬가지였다"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메르스도 추후 1분기 정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메르스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긴급 자금 지원과 세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제계는 메르스 불황 타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간담회를 갖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와 경제계의 실천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복세를 미약하게나마 이어가던 우리 경제에 메르스로 인한 내수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행히 메르스 사태 자체는 조금씩 잦아드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경제심리는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불황을 조기종식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2인 3각의 파트너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상의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천계획'을 통해 '메르스 불황' 조기 종식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연초 계획했던 투자와 고용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거나 지역특산품 선물하기 등을 통해 기업의 소비참여 및 실천을 유도하기로 했다.

외국인 방문객 유치와 관광객 유(U)턴 지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상의 역시 외국 상의와 협력해 국내 비즈니스 방문이나 투자 목적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경제 실천, 청장년 고용창출,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촉진, 노사화합문화 확산 등을 통해서도 경기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정부 측에는 소상공인 지원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 및 조기집행 등 경제활성화대책을 검토해 차질없이 진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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