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두 배로 확대된 상·하한가(가격제한폭) 시행 둘째날, 인위적인 주가부양 가능성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고, 거래량이 적은 일부 우선주들이 줄줄이 30%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거래대금은 5~10억원에 불과하다.

16일 오전 주식시장에서 중국발(發) 인수·합병(M&A) 이슈로 급등한 레드로버를 제외하면 30% 상한가 기록은 거의 우선주가 차지했다.

SK네트웍스우와 소프트센우, 대호피앤씨우, 태양금속우 등이며 대호피앤씨우와 태양금속우의 경우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종목의 거래금액은 모두 5~1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돈의 힘'으로 밀어올린 상한가란 얘기다.

SK네트웍스우는 개장 이후 지금까지 13억여원, 소프트센우는 6억원, 대호피앤씨우와 태양금속우는 각각 15억원과 12억원 정도가 거래됐다. 이는 총 거래대금에서 매도 금액을 뺄 경우 이보다 적은 금액으로 단숨에 30%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우선주는 배당에 우선권이 부여된 주식이다. 또한 보통주와 같이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M&A 등 주가 이슈와 연관성이 낮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스몰캡팀장은 "이들 우선주의 경우 본주(보통주)와 가격 괴리율이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가치, 주가 모멘텀(상승동력) 때문에 매수하는 종목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칫 덜 오른 우선주들이 돌아가면서 '줄 상한가'를 연출하는 등 당분간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부작용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에도 우선주는 유통 물량이 극도로 적어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등 시장교란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거래소는 주주 수, 상장주식 수, 거래량, 시가총액 등 기준에 미달한 우선주에 대해 상장폐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러한 패턴은 우선주뿐만 아니라 유통주식 수와 거래량이 적은 보통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금융 규제 기관이 제재를 가하거나 시세조종 혐의를 적용해 고발하기 전까지 수급으로 뛰는 급등주의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제적인 우선주 제도 개선 등 영향으로 과거와 같이 과도한 주가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