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엘리자벳’.
오는 9월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엘리자벳’.
여름 뮤지컬대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카고’ ‘엘리자벳’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국내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이 검증된 해외 대작이 최근 막을 올린 데 이어 ‘체스’ ‘베어더뮤지컬’ ‘데스노트’ ‘아리랑’ ‘신과 함께’ 등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창작·라이선스 초연작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지난 4월 말 개막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팬텀’까지 가세해 뮤지컬 최대 성수기인 여름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올여름 시장은 뮤지컬 기획·제작사들이 역량을 쏟아부은 초연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메르스 악재를 누르고 뮤지컬 팬을 얼마나 공연장으로 불러모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극계 ‘스타 연출가’ 무대 관심

‘아리랑’
‘아리랑’
올여름 무대에선 인기 웹툰·만화·소설이 연극계 스타 연출가의 손을 거쳐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최근 서울시극단 단장에 선임된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가 연출하고 서울예술단이 제작하는 창작뮤지컬 신과 함께-저승편(7월1~1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주호민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죽어서 저승에 간 소시민 김자홍이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 재판을 받는 과정과 한을 풀지 못해 이승을 떠도는 원귀를 무사히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저승사자) 강림과 덕춘, 해원맥의 활약을 그린다.

김 대표는 “저승에 대한 한국 민속신화를 재해석한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살리면서 윤회사상을 형상화한 바퀴 모양의 경사 무대로 이승과 저승이라는 상반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정래의 동명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뮤지컬 아리랑(7월11일~9월5일, LG아트센터)은 연극 ‘푸르른 날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만든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가 대본·연출을 맡았다.

고 대표는 “누군가 아리랑을 무대에 올린다면 그 영광은 내가 차지하고 싶었다”며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 있는 아리랑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데스노트(6월20일~8월9일, 성남아트센터)는 일본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구리야마 다미야가 연출한다.

◆체스, 베어더뮤지컬 라이선스 초연

‘신과 함께’
‘신과 함께’
유명 극작가 팀 라이스와 스웨덴 그룹 아바(ABBA) 출신이 함께 만든 뮤지컬 체스(19일~7월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3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상륙하는 작품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념 대결이 한창이던 냉전시대 세계 체스챔피언십에서 경쟁자로 만난 미국 챔피언 프레디(신성우, 이건명 분)와 러시아 챔피언 아나톨리(조권, 키, 신우, 켄 분)가 벌이는 정치적, 개인적 대립을 그린다. 베어더뮤지컬(17일~8월2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은 보수적인 가톨릭계 고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소년의 성장과 아픔, 방황 등을 담아낸다.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남남(男男)코드’로 벌써 ‘회전문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년 만에 찾아온 엘리자벳

최근 개막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9월1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와 엘리자벳(9월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2년 만에 새로운 캐스팅으로 무대에 올랐다.

예수의 마지막 7일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록오페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는 유다 역의 최재림 윤형렬, 마리아 역의 이영미 함연지가 새로 가세했다. 엘리자벳은 초연과 재연에서 활약한 옥주현 전동석 이지훈 등과 새로 합류한 조정은 신성록 최동욱(세븐) 등의 연기 호흡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