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아주 짧은 소설 62편이 실려 있다. 말하고자 하는 뜻은 제각기 다르지만 작품 속 주인공은 1960년대를 보내는 미국 젊은이다. 그는 삭막해진 미국의 현실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생각한다. 원서의 표제작인 ‘잔디밭의 복수’에 등장하는 나는 ‘잔디밭’으로 대변되는 전원적 풍경이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결론짓는다. 잃어버린 꿈과 부유하는 청춘, 전쟁의 폭력성 또한 브라우티건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드러나는 장치다. 에세이나 시를 닮은 듯 담담하게 써내려간 그의 문체는 당시 허무주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번역은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한국문학번역원장)가 맡았다. 김 교수는 “소설의 화자는 우리가 맹목적으로 돈과 기계를 추구하다가 상실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게 한다”고 평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