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간 가치 높여야"
서울 광화문 D타워는 이달 개장을 앞두고 지난 5월1일부터 ‘루이비통 시리즈2’ 서울 전시회를 열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진 전시회는 연일 관람객들로 넘쳤다. 루이비통은 17일까지 계획한 전시 일정을 25일까지 연장했다. 갓 준공한 D타워에 루이비통 전시회를 유치한 이는 글로벌 종합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의 김성순 리테일 선임상무다. 그는 “사람들에게 공개하기 전 건물에 ‘명품’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 담긴 상업환경이 사람들 끌어들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의 리테일팀은 D타워의 임대대행을 담당하면서 스토리가 있는 상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 최초로 아케이드(상업시설)를 지상 1~5층에 배치하며 흔한 음식점보다는 독특하고 사람들이 먼저 찾아올 만한 음식점을 배치했다. 중동의 프랑스라고 불리는 레바논의 가정식을 즐길 수 있는 ‘허머스 키친’, 고급형 한우 스테이크 전문점인 한육감의 체인인 ‘6(육)’, 이태원의 인기 음식점인 바토스-라이너스바베큐-랍스터바 3곳의 콜라보레이션 가게 등이 D타워에 들어온다. 김 상무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메뉴가 새로운지, 인테리어가 독특한지 등도 중요해졌다”면서 “음식점들도 매장 자체의 스토리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스마트폰이 상권 지도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으로 골목 안쪽의 음식점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입지가 뒤지는 곳도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도를 보고 찾아가고, 음식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올릴 수 있게 되면서 상권의 형성이 개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태원의 장진우 거리, 성수동 공장지대 등은 찾아가기 좋은 입지나 인기 있는 상권이 아니지만 입소문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상권을 형성했다. 주변 임대료도 훌쩍 올랐다. 예전에는 ‘입지’가 가장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무엇’을 ‘어떻게’ 파는지 공간활용이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입지’보다는 ‘공간활용’

목 좋은 상권만 믿고 무작정 매입했다가 임차인을 못 구해 마음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지하철 역세권 번화가라 하더라도 하나의 가게가 입점 후 몇 달 안돼 바뀌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한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D타워처럼 루이비통 전시회가 들어갈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면서 “그런 뒤에 우리가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건물에 스토리를 불어넣을 좋은 임차인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의 리테일팀은 D타워처럼 건물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해왔다. 유럽 골목길을 재현한 판교의 명소 아브뉴프랑과 과거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무실로 쓰던 오피스빌딩 공간에 방송에 나온 맛집들을 모은 목동 테이스티(Tasty) 41타워, 대치동 오토웨이 타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판교 아브뉴프랑의 2탄인 광교 아브뉴프랑 조성과 명동 N타워의 리뉴얼도 진행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팀은 서울스퀘어 아케이드, 고대구로병원, 울산업스퀘어 등의 몰 매니지먼트(mall management)와 광화문 D타워, 광교 아브뉴프랑, 분당 애플플라자 등 임대대행, 프로젝트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컨설팅, 가렛팝콘·룰루레몬처럼 브랜드를 대행해주는 임차대행까지 리테일프로젝트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