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증권사 하이투자증권이 내달 1일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주당 2000원에 총 6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다. 하이투자증권의 유상증자는 2010년 9월(2560억원 규모·주당 2250원) 이후 5년 만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7월1일로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에 0.1707529주가 배정된다. 청약 예정일은 8월6~7일이고 납입일은 8월11일이다. 주당 가격은 지난 3월 말 기준 주당 가치(2584원)를 22.6% 할인해서 정했다. 주주가 전량 청약할 경우 하이투자증권의 지분 83.24%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현대미포조선은 999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만약 우리사주조합(지분 0.55%)과 소액주주(16.21%)가 실권한다 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은 약 1000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우리사주조합원 우선배정 없이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일각에선 ‘몸값’을 올린 뒤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며 “오히려 영업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지난달 22일 현대중공업이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금융 계열사 재편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들 3사와 하이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