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장관 출신 원장에 대한 기대가 있겠죠. 기대에 부응해 한국노동연구원이 정부 정책현안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지원사격할 생각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방하남 연세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사진)가 2년여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1995년부터 18년간 몸담았던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에서 고용부 장관으로 발탁된 뒤 1년3개월여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이후 연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노동연구원 원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 8일 취임한 방 원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연구원인데 (장관직을 마치고 와서인지) 오히려 더 어색하다”며 “오랜 시간 연구자로 있다가 이제는 경영자로 왔으니 곧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연구원 조직 운영 계획을 묻자 곧바로 ‘적극성’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고용과 노동시장 정책에 연구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현안에 대해 시의적절한 대응방침을 제시하고 정부를 지원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다소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죠. 아무래도 연구원들이다보니 정무적인 감각도 좀 부족했고요. 앞으로는 행정 경험을 살려 적극적으로 연구 지원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방 원장은 지난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할 무렵이던 7월 갑작스레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취임 1년을 지나면서 고용률 70% 달성 목표의 밑그림을 그리고 이제 막 노동개혁의 깃발을 올리려던 때였던 터라 방 원장은 당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노동시장에 대한 ‘해설’을 부탁하자 말을 아꼈다. “다들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잖아요. 지금은 (장관이 아닌) 국책연구원장으로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에 정부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지난해 7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직후 부인과 함께 제주 여행을 떠났던 방 원장. 여행 직후에는 연세대 행정대학원과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주 2회 강의를 하며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다시 바빠진 일상에 대한 부인의 불만은 없는지 물었다.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어요. 여행은 못 다니겠지만, 우리 나이쯤 되면 각자 네트워크가 있어 (자주 안보는 게) 좋을 수 있어요.(웃음)”

방 원장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석사,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1995년 지인의 권유로 입사한 노동연구원에서 18년간 재직하며 연구조정실장, 고용보험센터 소장, 노동시장 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연세대 특임교수 시절에는 한국연금학회 회장도 맡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