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앞쪽)이 지난 3월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아트슬림 LCD를 적용한 TV의 두께를 살펴보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쪽)이 지난 3월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아트슬림 LCD를 적용한 TV의 두께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은 시장 선도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R&D 분야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R&D 인재 육성 및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구본무 LG 회장은 1995년 취임 후 매년 빠짐 없이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각 계열사의 핵심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구 회장은 R&D 성과가 뛰어난 연구개발팀을 직접 시상할 정도로 R&D에 공들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에 따라 소재와 부품 개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 발 앞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한 차원 높은 연구개발과 무엇보다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구 회장은 연구개발상 수상팀의 R&D 책임자 7명을 발탁한 것을 포함해 여성 인재 4명 등 R&D 및 전문직 인재 46명을 임원급 연구·전문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R&D 우수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실었다. 이뿐만 아니라 구 회장은 2012년부터 LG 주요 경영진과 함께 석·박사급 R&D 인재를 대상으로 LG의 차세대 성장엔진 및 주요 기술혁신 현황을 소개하는 ‘LG 테크노 컨퍼런스’에도 참석,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의 R&D 중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R&D 투자가 제품의 시장 경쟁력 확보 및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R&D에 사상 최대 규모 투자

[R&D 역량이 기업경쟁력] "한발 앞선 공격투자로 원천기술 확보"
LG는 올해 R&D에 사상 최대인 6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 간 융복합이 가속화하는 만큼 원천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 달라”는 구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LG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선도 전략 추진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시장 선도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고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려면 R&D가 중요하다는 게 그룹 방침이다.

LG는 시장 선도를 위한 원천기술로 전자 분야에선 모바일 선행 기술과 스마트기기 운영체제(OS), 화학 분야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과 신약, 통신 분야에선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꼽았다. 또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자동차부품,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휘는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등 융복합 기술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R&D 투자를 2012년 4조8000억원에서 2013년 5조3000억원, 지난해 5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리고 있다.

R&D 투자의 대부분은 신시장 창출을 위한 선행 R&D 투자 및 소프트웨어 우수 인재 조기 발굴과 육성에 사용하고 있다. 2010년 말에는 ‘소프트웨어 역량강화센터’를 신설,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전문가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 R&D 역량 강화 노력

LG는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융복합 R&D를 담당할 국내 최대 연구단지인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건설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LG가 마곡산업단지 내 17만여㎡ 부지에 2020년까지 약 4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10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5000여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이곳은 2017년 1단계 준공 후, 2020년에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LG화학은 R&D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첨단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3개 사업본부 체제를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 3개 사업본부와 1개의 사업부문(재료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LG화학은 연간 R&D 투자 금액을 올해 6000억원에서 2018년까지 9000억원 수준으로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