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최초 감염자 방문 뒤 감염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B병원’은 경기 평택성모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문, 손잡이, 에어컨 필터 등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뒤늦게 병원 방문자를 전부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평택성모병원을 폐쇄한 지 열흘이 지났고 소독을 했는데도 병원 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평택성모병원 방문자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병원 명단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던 정부가 병원명을 공개한 것은 이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를 직접 접촉한 사람뿐 아니라 간접 접촉 환자가 대규모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평택성모병원은 국내 최초 감염환자인 1번 환자(68)가 지난달 15~17일 입원했던 곳이다. 지금까지 평택성모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감염된 환자는 30명이다. 전체 환자(41명) 가운데 4분의 3을 차지한다.

보건당국이 민간 전문가와 함께 평택성모병원을 조사한 결과 병원은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최보율 메르스 민간합동대책반 역학조사위원장(한양대 교수)은 “병실마다 있어야 하는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29일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경기도 콜센터(031-120)나 복지부 콜센터(129)로 연락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