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의 S&T모티브 공장에서 직원들이 주력상품인 충격흡수장치를 만들고 있다. S&T모티브 제공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의 S&T모티브 공장에서 직원들이 주력상품인 충격흡수장치를 만들고 있다. S&T모티브 제공
“매출 1조993억원, 영업이익 690억원.‘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이자 군수품 제조업체인 S&T모티브의 지난해 성적표다. 글로벌 장기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핵심 계열사로서의 제몫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이 실적을 갱신할 계획이다.

S&T모티브는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매출 1조2515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초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올 1분기는 매출 281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261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품사업과 친환경 모터사업 확대, 방위사업 매출 증가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S&T모티브의 수출 실적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2014년도 수출실적은 8750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약 84%다. 올해부터 중국 시장에서 파워트레인 부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현지법인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 경기도 회복돼 지난해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에 설립한 S&T 오토모티브 아메리카에 공급을 시작했다.

[새롭게 도약하는 부산] S&T모티브, 車파워트레인 부품 수주 날개…올 1조2000억 매출 '거뜬'
S&T모티브의 사업구조는 자동차부품사업 87%, 방위사업 10%, 기타 3%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부품은 모터 및 현가장치 등이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한다. 올해도 자동차부품사업과 방위사업의 매출이 증대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S&T그룹이 2006년 옛 대우정밀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총기류를 생산하던 국방부 조병창을 대우가 인수해 대우정밀이 됐고, 이후 대우자동차에서 자동차부품을 개발하며 자동차 부품사업 업체도 성장했다. 미국 중국 인도 폴란드 등에 공장을 설립하고 수출길을 뚫으면서 성장의 기반을 잡았다.

자동차부품사업은 파워트레인 부품과 친환경 모터, 방위사업에서는 국방부 총기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고,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 가운데 주력 상품은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오일펌프다. 자동차의 엔진과 변속기에 오일을 분사해주는 오일펌프는 친환경 고연비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다. S&T모티브는 초정밀 가공 능력이 필요한 파워트레인용 부품들을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생산이 가능하다는 데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GM 북미와 상하이에서 수주해 올해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6, 8단 자동변속기용 오일펌프를 포함해 엔진 및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오일펌프만 국내 및 해외법인 모두 합쳐 2023년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S&T모티브는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 민수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기회로 방산품 수출영역을 세계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군에 전력화한 K시리즈 화기 전 기종을 수출하고 있다. 2007년 K3 경기관총을 필리핀에 대규모 수출한 이후부터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로의 수출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최근 S&T모티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K2C(K2 카빈)를 비롯해 K7 소음총, K12 기관총, K-14 저격용 소총 등의 수출이 늘고 있다.

S&T모티브는 일자리 창출에도 제몫을 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 95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52명을 신규 채용했다. 올해는 인턴사원을 포함해 70여명을 뽑았다. 직원 단합과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매월 1회 실시하는 ‘S&T 해안누리 국토대장정’을 통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전 임직원이 하나 되는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2013년 3월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지난 5월까지 총 25회에 걸쳐 9850여명이 참가해 360㎞의 해안로를 걸었다.

김택권 사장(사진)은 “기존 제품에다 첨단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며 “2020년 매출 2조원 시대를 열도록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