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8개월 연속 흑자…수출보다 수입 감소폭 더 커
경상수지가 사상 최장 기간인 3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액과 수입액이 동시에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액이 더 많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4월 잠정 경상수지가 8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흑자폭은 전년 동월(71억6000만달러) 대비 13.7%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 이후 38개월 연속이다. 1986년 6월부터 1989년 7월까지 지속됐던 역대 최장 연속 흑자기간과 같은 기록이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엔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뜻하는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125억6000만달러)가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다. 월 단위 상품수지 흑자론 사상 최대치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567억2000만달러) 대비 11.2% 감소한 503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액은 작년 4월(460억7000만달러) 대비 17.9% 줄어든 378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국내 소비 수요 감소로 수입이 줄어들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액과 수입액이 줄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4월 수출과 수입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 1.9% 늘었다”며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낮은 두바이유 가격 때문에 수출액과 수입액이 감소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