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숨진 메르스 환자 S씨(58.여)는 메르스 감염 증상이 발현된 지난달 25일부터 6일 동안이나 보건당국의 통제와 치료를 받지 못했다.

보건당국이 초반 느슨했던 방역망을 재점검하겠다며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S씨를 발견하지 못한 사이 그는 자신이 메르스 환자인지도 모르는 병원에서 투병을 해야 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사태 초반 밀접 접촉자를 꼼꼼히 관리하지 않은 무성의와 환자 1명의 소재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무능으로 한 환자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보건복지부와 이씨를 치료한 ⓔ병원에 따르면 숨진 S씨는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지난달 11일부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같은달 15~17일 국내 최초 메르스 환자인 A씨(68)를 접촉했다. 두 사람은 같은 병실은 아니지만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이후 S씨가 언제 ⓑ병원을 퇴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아마 같은 달 20일 A씨가 격리된 지 얼마 안돼 이 병원을 나간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이 이 시점에서 A씨를 격리 관찰자에 넣어 관리를 하지 않았던 것은 환자들 중에서는 같은 병실을 쓴 사람만 격리 관찰자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퇴원 직후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S씨는 이후 25일 평택에서 수원으로 이송되던 중 상태가 위중해져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이후 중환자실에 머문 S씨에게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등 생명유지 치료만 해왔다.

보건당국과 ⓔ병원이 S씨가 메르스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S씨가 ⓔ병원에 입원한 지 6일이나 지난 31일 오후 8시께였다.

보건당국이 S씨를 방치한 6일 동안 ⓔ병원도, 그리고 S씨 자신도 메르스 의심환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보건당국는 지난달 28일 ⓑ병원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실시했지만 재조사 과정에서 S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조사 중 S씨가 어디 있는지 찾았지만 확인이 쉽지 않았다"며 "계속 소재 파악을 하던 중 S씨가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S씨의 소재를 파악하고도 당장 ⓔ병원과 S씨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고 S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이튿날에야 역학조사관을 보냈다.

복지부는 1일 오후 2~3시 검체를 채취해갔고 S씨는 오후 3시57분께 숨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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