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태풍 오나' 혁신처 직원 술렁
인사혁신처 직원들은 요새 ‘대변인실발(發)’ 인사태풍에 좌불안석이다. 대변인실 소속 직원들은 이달 초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전원 교체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부서 이동이 예고된 직원들은 대변인실 전체 직원 7명 중 이은영 대변인을 포함한 행정 직원 4명이다. 나머지 3명은 부서 이동이 불가능한 홍보계약직 및 서무 직원이다. 대변인실 직원이 사실상 전원 교체되는 것이다.

‘부처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실 직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대개 부서의 수장인 대변인이 교체되더라도 실무 직원들은 계속 근무하는 게 관행이다. 다른 부서와 달리 부처 홍보라는 업무 특수성이 있어 대변인실의 업무 연속성을 중요하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혁신처 관계자는 “부처 수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변인실마저 이렇게 모두 교체되는 상황에서 다른 부서 직원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대변인실 인사는 업무 성과를 중시하는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사진)의 인사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혁신처 내부의 시각이다.

혁신처 고위 관계자는 “이 처장이 혁신처 출범 6개월 동안 대변인실이 부처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 대변인엔 유승주 공직다양성정책과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 내에선 삼성 인사 임원 출신인 이 처장이 공직사회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민간기업의 인사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민간기업과 달리 공무원들의 업무 성과를 계량화하기 어려운데도 무리한 물갈이식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처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한 ‘잦은 순환근무 관행 근절’이라는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정기인사에선 대변인뿐 아니라 상당수 과장(4급)이 부서를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장은 지난 29일 기자와 만나 “취임 후 처음으로 하는 정기인사”라며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