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앤서니 김, 자선경매 깜짝 등장
‘미스터리 앤서니.’

미국 PGA투어 3승을 올린 ‘천재 프로골퍼’ 앤서니 김(30·김하진)에게 붙은 별명이다. 프로 데뷔 이듬해인 2008년 2개의 PGA 대회를 잇따라 제패하며 타이거 우즈를 이을 ‘차세대 골프 황제’로 관심을 한몸에 받던 때에 홀연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 1라운드 기권 이후 공식 대회는 물론 본인이 거주하는 텍사스주 집 주변 골프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그는 10개 대회에 출전해 2개 대회만 커트 통과하는 등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앤서니 김의 이름이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한 자선모금 행사에 등장해 골프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골프채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유명 컨트리음악 가수인 토비 키스가 오클라호마 노먼지역에서 주최한 자선 골프대회 경매행사에 앤서니 김이 재능을 기부했다. ‘앤서니 김과의 라운드’로 이름 붙은 이 경매상품이 2만4500달러(약 2714만원)에 낙찰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자선행사는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키스가 12년째 주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키아오의 대전이 열린 라스베이거스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영화배우 패리스 힐튼의 전 남자친구인 프로포커 선수 릭 살로몬과 앤서니 김이 함께 찍은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아킬레스건과 손목을 심하게 다쳐 취미를 넘어서는 투어 프로 생활은 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은둔에 가까운 그의 행적을 두고 재해보험 계약조건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프로골퍼 경력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경우 지급하는 보험금을 수령한 만큼 직업 골퍼로 투어에 복귀하는 건 계약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미국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앤서니 김이 부상과 관련해 수천만달러의 보험금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투어에 복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서니 김은 2007년 PGA투어에 데뷔해 2008년 AT&T내셔널 등 PGA 대회를 잇따라 제패하면서 지금의 로리 매킬로이나 조던 스피스에 버금가는 골프 스타로 떠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