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합병을 결의한 제일모직삼성물산 주가가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합병회사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합병 소식에…제일모직·삼성물산 상한가
제일모직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98% 오른 18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물산 역시 상한가를 기록해 6만3500원까지 올랐다. 다른 삼성 계열사들도 강세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11.25%를 보유 중인 삼성SDS는 6.98%, 합병회사 지분 4.8%를 갖게 될 삼성SDI는 3.28% 올랐다. ‘주포’는 기관이었다. 이날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제일모직(747억원 순매수)이었으며 삼성물산, 삼성SDS 등 다른 삼성그룹주가 2~5위를 차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과 관련, “두 회사 주주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선 건설부문 사업가치에도 못 미칠 만큼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식을 싸게 사들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향후 합병회사가 진행할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으로 얻을 부가가치는 ‘덤’이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그룹 후계자인 이 부회장을 최대주주로 끌어들이며 저평가 국면 탈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삼성물산 주가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에서 소외될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상승 탄력을 받지 못했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 안팎이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자산가치의 70%에 불과한 셈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합병이 불러일으킬 사업상의 시너지 효과, 향후 예정돼 있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벤트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한참 더 올라야 한다”며 “당분간 삼성그룹주가 증시 전체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가 수준, 긍정적인 시장 반응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두 회사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안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은 제일모직 15만6493원, 삼성물산 5만7234원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