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 와이지엔터…신사업에 뒤바뀐 엔터주 '왕좌'
엔터테인먼트주의 양대 축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스엠 간 시가총액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에스엠은 지난달 3일 엔터주 ‘대장주’ 자리를 와이지엔터에 내준 뒤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와이지엔터가 패션, 화장품 같은 사업다각화 노력을 공격적으로 진행한 점이 시장 평가를 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왕조’ 바뀐 엔터주

21일 코스닥시장에서 와이지엔터는 2.13% 오른 5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에스엠은 3만4400원으로 0.29% 오르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와이지엔터가 19.46% 뛰는 동안 에스엠은 6.01% 하락하는 등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총 순위는 와이지엔터가 31위(7947억원), 에스엠이 46위(7103억원)로 와이지엔터가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00년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줄곧 엔터주 ‘왕좌’를 지켜왔던 에스엠 시총은 작년 초(9012억원)만 해도 와이지엔터(5502억원)의 두 배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선 와이지엔터를 따라잡기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에스엠은 지난해 10월 대표그룹 ‘엑소(EXO)’의 멤버 루한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가 탈퇴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대장주 자리를 처음으로 와이지엔터에 내줬다. 올 들어 에스엠 주가는 줄곧 지지부진했던 반면 와이지엔터는 차곡차곡 성장했다.

두 회사의 상반된 분위기는 실적에도 반영됐다. 올 1분기 에스엠은 판매관리비 증가와 자회사 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6% 감소한 654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37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8% 줄었다. 와이지엔터는 올 1분기 매출이 4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늘었고, 영업이익은 71억5000만원을 올렸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에스엠은 소속 연예인의 이탈과 세무조사 등 악재가 많았지만 와이지엔터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스캔들에 노출되지 않은 점이 주가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성장동력 단 와이지

와이지엔터와 에스엠 간 자리바꿈이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와이지엔터가 루이비통모헤네시그룹과 제휴를 맺었고, 자회사 YG PLUS를 통해 화장품업체 코스온에 투자하는 등 의류·화장품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 넓히는 점에 시장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속 연예인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한류열풍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란 기대가 더해졌다.

반면 에스엠은 일본과 중국시장 공략으로 추가 성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일본 시장은 ‘정점’에 근접했고, 중국 시장은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긴 힘들다는 평이 많다.

홍정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매출 등 외형에선 에스엠이 와이지엔터보다 크긴 하지만 신규사업을 통한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와이지엔터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에스엠의 중국사업이 단기간에 높은 성장성을 보이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갈리고 있다. 이달 들어 동부증권과 키움증권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반면 KDB대우증권과 동부증권은 와이지엔터 목표주가를 올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