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계산하지 않는 참사랑, 투박하게 보여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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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 '무뢰한' 주연 배우 전도연
‘칸의 여왕’ 전도연(42)이 색다른 멜로물에 등장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다니는 건달 애인을 기다리는 술집여자 김혜경 역을 맡아 순수와 퇴폐를 절묘하게 오간다. 최근 개막한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비경쟁) 부문에 이 작품으로 초청받은 그는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돌아왔다. 한 외국 비평가는 “전도연은 단순한 술집여자의 감정선이 아니라 인간 갈등의 모든 결을 보여줬다”고 했다. 20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전도연을 만났다.
“칸에서 그저께 도착한 뒤 시차 적응이 잘 되지 않아 링거를 맞았어요. ‘밀양’(2007년)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여러 차례 초청받아 갔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요. 갈 때마다 부담스럽고 떨려요.”
그는 ‘무뢰한’을 “투박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은 사랑의 본질을 관객이 함께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중 살인자를 뒤쫓는 형사(김남길 분)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뢰한이다. 그는 김혜경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더 깊숙한 관계로 나아가지만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김혜경이 무뢰한에게 갖는 감정은 분명 사랑이에요. 그는 거친 남자들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죠.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자들이 원하는 삶을 사는 거예요. 그에겐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 자신을 선택하면 거기에 맞춰 사랑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원해요.”
김혜경은 사랑의 맹목성을 잘 구현한 인물이다. 늘 거짓말을 하는 살인자 애인을 믿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준다. 계산하지 않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준다. “저는 사랑 지상주의자입니다. 모든 출연작이 러브스토리예요. 사랑은 아무리 많이 연기해도 질리지 않아요. 사랑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평생 갈구하는 거니까요. 사랑을 한 번 했다고 끝내는 게 아니잖아요. 또 다른 사랑으로 위로받고 싶어 하거든요.”
다만 너무 어두운 사랑을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밝은 배역을 하고 싶지만, 그런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가정생활은 어떨까. “일하느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요. 지금 아이한테는 엄마 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인데 말이죠. 아이는 엄마 직업이 싫대요. 너무 바쁘니까요. 하지만 어느날 길을 가다가 잘 모르는 사람이 저를 알아보는 것을 보고는 배우가 좋은 점도 있다고 하네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칸에서 그저께 도착한 뒤 시차 적응이 잘 되지 않아 링거를 맞았어요. ‘밀양’(2007년)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여러 차례 초청받아 갔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요. 갈 때마다 부담스럽고 떨려요.”
그는 ‘무뢰한’을 “투박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은 사랑의 본질을 관객이 함께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중 살인자를 뒤쫓는 형사(김남길 분)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뢰한이다. 그는 김혜경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더 깊숙한 관계로 나아가지만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김혜경이 무뢰한에게 갖는 감정은 분명 사랑이에요. 그는 거친 남자들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죠.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자들이 원하는 삶을 사는 거예요. 그에겐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 자신을 선택하면 거기에 맞춰 사랑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원해요.”
김혜경은 사랑의 맹목성을 잘 구현한 인물이다. 늘 거짓말을 하는 살인자 애인을 믿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준다. 계산하지 않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준다. “저는 사랑 지상주의자입니다. 모든 출연작이 러브스토리예요. 사랑은 아무리 많이 연기해도 질리지 않아요. 사랑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평생 갈구하는 거니까요. 사랑을 한 번 했다고 끝내는 게 아니잖아요. 또 다른 사랑으로 위로받고 싶어 하거든요.”
다만 너무 어두운 사랑을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밝은 배역을 하고 싶지만, 그런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가정생활은 어떨까. “일하느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요. 지금 아이한테는 엄마 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인데 말이죠. 아이는 엄마 직업이 싫대요. 너무 바쁘니까요. 하지만 어느날 길을 가다가 잘 모르는 사람이 저를 알아보는 것을 보고는 배우가 좋은 점도 있다고 하네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