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전 70대 여자 환자분이 잠을 못 이루는 정도를 넘어서 숫제 잠을 청할 수도 없을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며 딸과 함께 본원을 찾았다. 6개월 전쯤 촬영한 MRI 사진을 지참하고 오셔서 먼저 과거의 사진을 확인해보니 목 디스크의 탈출 소견은 관찰되었지만 통증의 강도가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어서 다시 MRI를 포함한 검사들을 권하였고 눈을 의심할 만큼 상당히 진행된 좌측 폐 상단에서 시작된 종양이 발견되었다.
폐에서 시작된 종양이 척추 뼈로 전이된 후 신경관, 신경공 내로 침습하면서 신경조직을 압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신경 자극으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된 것이었다. 다시 6개월전의 MRI 사진으로 눈을 돌려 종양의 유무를 확인해보니 최근 사진보다는 작지만 주변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종양 조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양의 위치와 모양으로 봐서 악성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서 대학병원 암 센터로 전원 하였다. 가장 늦게 보는 의사가 명의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나 역시 얼마나 많은 환자를 나도 모르게 오진을 하고 있었지나 않았을까 생각을 하니 그 죄책감에 종일 우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몸의 불편함은 그게 통증의 형식이건 아니면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하는 어떤 류의 장애든 우리 신체나 정신에 무언가 잘못이 있다는 경고를 직간접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받아들이면 된다. 현대 의학의 한계로 치료를 열심히 해도 낫지 않는 병도 많지만 그 원인에 대한 규명이라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면 질환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최소한 터득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따라서 치료 효과가 없는데도 고집스럽게 한 방법에만 매달리지 말고 원인 규명을 위한 검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담당의사를 기본적으로 신뢰하되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의문과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정작 의사이지만 또한 항상 환자가 될 수도 있는 처지에서 나름 환자나 보호자로써의 처신을 생각해 보았다.
<도움말=국제나은병원 원장 정병주>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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