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들, 무궁화 신청이 2배
2018년까지는 혼란 불가피
新등급 조기 정착 유도해야
서울 명동의 한 호텔(특2급)의 경우 외국계 온라인 호텔예약 사이트마다 5성과 4성으로 다르게 표시하고 있다. 통상 특1급이 5성 호텔, 특2급이 4성 호텔, 1급이 3성 호텔에 해당한다. 하지만 호텔 예약업체마다 등급 판정 기준과 해석이 달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새로 도입된 별 등급제가 정착되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별 등급과 무궁화 등급 중 선택해서 신청할 수 있고, 한 번 부여받는 등급은 3년간 유효하기 때문에 2018년까지 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부분 호텔은 새 제도인 별 등급보다 예전의 무궁화 등급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별 등급 심사를 요청한 호텔은 57개다. 반면 무궁화 등급 심사를 신청한 호텔은 110곳에 이른다. 상위 등급만 놓고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5성을 부여해달라며 심사를 신청한 호텔은 2개, 4성은 3개에 불과하다. 반면 기존의 무궁화 등급제로 특1급 심사를 신청한 호텔은 6개, 특2급은 13개다. 무궁화 등급을 신청한 호텔이 별 등급 신청 호텔보다 2~3배 더 많다.
호텔들이 별 등급 심사를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평가 요원이 날짜를 미리 통보하고 방문하는 현장평가에다 암행평가와 불시평가 방식을 추가 도입한 것이 주요 이유다. 1·2차 등급 보류 후 3차 재평가를 받을 때는 암행·불시 평가단이 2배 더 투입된다.
서울의 한 호텔 관계자는 “아직 등급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데다 암행평가 등을 거쳐야 해 부담스러운 별 등급제를 굳이 신청할 이유가 없다”며 “제도가 정착되는 1년 후에나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등급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은 400여개. 별 등급 신청 호텔은 20~30%에 그칠 것으로 한국관광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별과 무궁화 등급의 혼재는 2018년까지 이어지게 된다. 소비자의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호텔 예약사이트의 별 등급 정보 오류에 대한 점검을 비롯해 별 등급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여러 수단을 동원해 별 등급의 빠른 정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별 등급을 신청할 때 내는 평가수수료를 최초 1회에 한해 사업자는 3성급은 수수료의 30%, 2성급은 수수료의 20%, 1성급은 수수료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주상용 호텔업 등급결정 파트장은 “원하는 호텔을 대상으로 무료 방문상담 서비스를 해주는 등 별 등급의 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해외 30여개 관광공사 지사를 통해 별 등급을 부여받은 호텔을 현지 여행업계에 적극 알리는 등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