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5일 오후 4시38분

[마켓인사이트] QIA "랜드마크72 인수 의향 없다"
카타르투자청(QIA)이 경남기업의 핵심자산인 베트남 최고(最高) 빌딩 ‘랜드마크72’(사진)를 인수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QIA 측이 인수할 것이라고 주장해온 랜드마크72의 매각자문사 콜리어스인터내셔널 뉴욕지점은 매각작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QIA 대변인은 15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72 타워를 매입하려는 의향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현 매각주관사를 교체하는 한편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랜드마크72의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로 ‘국제 사기’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콜리어스 측에 책임을 묻고 경남기업을 통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경남기업은 랜드마크72 매각주관사로 콜리어스를 선정하면서 착수금으로 지급한 59만달러도 되돌려받을 계획이다.

랜드마크72 매각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조카인 콜리어스의 반주현 씨가 실무작업을 주도했다. 경남기업의 오너인 고(故) 성완종 전 회장은 오래 전부터 같은 고향 출신인 반 총장에 대해 ‘차기 대선 후보감(반기문 대망론)’이라고 치켜세우며 친분을 과시해왔다.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씨도 과거 경남기업에 재직한 경력이 있다.

지난 14일 일부 언론에서는 반주현 씨가 주도하는 랜드마크72 매각 과정에서 QIA의 인수의향서 문서가 위조됐다고 보도했다. 또 반씨가 경남기업 측에 반 총장의 인척임을 과시하며 QIA 측에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씨는 “QIA 측을 대리하는 브로커를 통해 인수의향을 확인했다”며 본인도 브로커에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항변했다.

랜드마크72의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은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됨에 따라 골드만삭스에 랜드마크72 처분권을 포함한 PF 대출채권을 6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