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 진입장벽 더 쌓은 PEF시장
개인들이 손쉽게 사모펀드(PE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추진되던 공모재간접펀드(PEF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도입이 무산됐다. 운용·판매규제가 대폭 완화되며 PEF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개인 소액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공모재간접펀드 도입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안건에는 포함됐지만 일부 의원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위험이 크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재간접펀드는 수억원의 투자자산을 갖고 있지 않은 개인도 소액으로 PEF에 투자하는 길을 터주기 위해 추진된 제도다.

개인에 진입장벽 더 쌓은 PEF시장
PEF에 직접 투자하기 위한 최소 금액을 1억~5억원으로 정한 적격투자자 제도는 신설된다. 업계에서는 적격투자자 제도가 도입돼 PEF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지더라도 재간접펀드를 통해 개인 투자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개정안에 재간접펀드 도입 내용이 빠지면서 개인들이 소액으로 PE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평가다.

정부는 일반PEF, 전문PEF(헤지펀드), 경영권에만 투자하는 사모투자전문회사, 기업재무안정PEF 등 4개로 나눠져 있는 PEF 종류를 헤지펀드와 사모투자전문회사 두 개로 단순화하면서 운용 등의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규제완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모든 PEF에 대해서 1억원 이상 (향후 대통령령에서 확정)의 최소 투자 한도를 적용키로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방법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PEF 상품 투자 매력이 커질 전망”이라며 “고액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반 투자자를 겨냥해 마련한 공모재간접펀드를 막는 것은 투자자 형평성이나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모재간접펀드에 대해 ‘3개 이상 펀드에 분산 투자, 동일 PEF에 50% 이상 투자 금지’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우려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하나의 헤지펀드 내 부동산, 유가증권, 파생 등 다양한 투자상품 편입 허용, PEF의 다중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자산 30% 내 증권투자 허용 등의 운용규제 완화 방안이 담겼다.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 공포 후 3개월 내 시행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