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밀려난 지 오래다. 최근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메이커의 고사양 경쟁이 격해지면서 ‘폰카’가 마지막 남은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마저 넘보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G4는 아예 카메라를 최대 승부처로 삼았다. 일단 화소 수에서 현존하는 다른 스마트폰을 압도한다. 후면 카메라에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에도 800만 화소의 렌즈를 장착했다. DSLR 카메라에서만 볼 수 있던 기능도 다수 적용했다. 전문가 모드를 설정하면 셔터스피드, 감도(ISO), 화이트밸런스, 초점거리 등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최강 스펙 갖춘 G4 카메라

G4는 후면 카메라의 조리개 값이 F1.8로 최근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다. F값이 낮을수록 빛을 받아들이는 조리개의 구경이 커져 어두운 실내에서 더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색온도 개념인 화이트밸런스 값도 51단계(2300~7500K)까지 조절할 수 있다. 값을 낮추면 푸른 빛이 부각돼 차가운 느낌을 준다. 반대로 값을 높이면 붉은 빛이 강조된다. 이를 통해 주변 조명과 상관없이 실제 색상과 가장 근접한 색감을 찾아낼 수 있다.

단계별로 달라지는 색감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셔터스피드는 6000분의 1초까지 잡아낸다. 시속 200㎞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셔터스피드를 4초로 설정해 자동차가 오가는 밤거리를 촬영하면 차량의 불빛이 지나간 궤적이 그대로 사진 속에 담긴다.

적외선과 가시광선을 모두 감지할 수 있는 ‘컬러 스펙트럼 센서’도 스마트폰으로는 처음 적용됐다. 사진의 전반적인 색감은 실제 자연색과 거의 흡사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후면 볼륨 버튼을 두 번 눌러 곧바로 사진을 촬영하는 ‘퀵 샷’과 ‘셀카’ 모드에서 손바닥을 폈다가 주먹을 쥐는 동작을 빠르게 두 번 반복하면 1초 간격으로 네 장의 사진이 찍히는 ‘제스처 인터벌 샷’ 등의 기능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좌우상하의 흔들림을 보정해주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은 전작인 G3에 비해 성능이 20% 이상 좋아졌다.
갤럭시S6도 성능 만만찮아

삼성전자가 앞서 출시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도 만만치 않은 카메라 성능을 자랑한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에 달하는 고화소에 조리개 값도 F1.9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인물과 배경을 각각 다른 노출 설정으로 밝게 찍은 후 이를 합성하는 기술)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합성된 사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OIS 기능으로 미세한 손떨림을 보정해준다.

갤럭시S6도 ‘프로 모드’에서 수동 카메라 기능을 제공한다. 화이트밸런스, ISO, 노출값, 색감 등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어떤 화면에서도 홈 버튼을 두 번 연속해서 누르거나 카메라 앱을 실행하면 단 0.7초 만에 카메라를 실행시켜 주는 ‘퀵 카메라’ 기능이 돋보인다. 움직이는 물체를 자동으로 추적해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오토 포커싱’도 편리하다.

하반기 나올 아이폰6S도 관심

애플이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출시일이 앞선 만큼 카메라 성능 자체는 G4나 갤럭시S6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편이다. 화소 수부터 후면 카메라가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120만 화소에 불과하다. 조리개 값은 F2.2다. OIS 기능도 아이폰6플러스에만 적용했다. 안면 인식과 함께 여러 장을 찍어 고를 수 있는 ‘베스트 샷’ 기능을 지원한다. 일정 시간 순차적으로 찍은 사진들을 빠르게 돌린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타임랩스’ 기능도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