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70% 이상이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과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신규 채용계획을 철회하거나, 채용인원을 감축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40.7%였고, 사업 규모 축소(18.5%), 현재 고용인원 감원(9.3%), 사업장 해외 이전 검토(2.8%) 등이었다. 투자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곳은 28.7%에 그쳤다. 이 역시 일자리를 단기적으로는 줄일 수 있다. 한마디로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축을 부를 뿐이라는 게 중소기업들의 호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은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크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98.7%(2013년 기준)가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근무한다. 특히 30인 미만 영세기업 근로자가 87.9%나 된다. 영세기업 근로자일수록 실직 위험이 큰 것이다. 더구나 청년 등 미숙련 근로자의 실직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론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실증된 사실이다. 최저임금이 1% 오르면 임금기준으로 하위 5%인 근로자의 신규 채용은 6.6% 줄어든다는 게 김대일 서울대 교수의 분석이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 월간으로는 116만200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2010년(2.75%) 이후 매년 인상률이 급증한 결과다. 이미 절대금액으로도 세계 상위권이다. 201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14위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세계 10위로, 미국 일본보다도 높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부 근로자들은 분명 혜택을 보겠지만, 아예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이 많아진다는 역설 역시 명확하다. 아파트 경비원도, 중소기업도 똑같이 호소하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지는데 임금을 올리자고 해봐야 소용없다. 부디 귀를 열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