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잠정 성장률 '쇼크'] 소비·수출 동반 부진…금리인상 늦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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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비상등'
한파·항만파업 소비에 악영향
달러 강세로 수출 경쟁력 하락
6월 금리인상 물 건너갈 듯
전문가들 9월 이후로 전망
한파·항만파업 소비에 악영향
달러 강세로 수출 경쟁력 하락
6월 금리인상 물 건너갈 듯
전문가들 9월 이후로 전망
미국의 경기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와중에도 홀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온 미국 경제는 올해 들어 첫 3개월 동안 사실상 성장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두 번의 수정 발표가 남았지만 미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앞으로 미국의 경제정책, 특히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를 5월29일 발표할 예정이다.
◆소비·수출·투자 동반 부진
미국 상무부가 29일 발표한 지난 1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연간 환산 기준 0.2%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GDP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5.0%)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로 급락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소비와 수출, 투자의 동반 부진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의 4.4%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수출은 7.2% 감소해 4.5% 증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수입은 1.8% 증가했다.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했다. 작년 4분기 4.7% 증가했던 비거주자 고정자산 투자액은 올 1분기 3.4% 감소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0.6%에서 0.1%로 줄었다. 저유가 여파로 에너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건설부문 투자가 급감했다. 원유 탐사 및 시추를 포함한 비주거용 건설 부문 지출은 23.1% 감소했다.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첫 감소세이자 4년래 최저 수준이다.
상무부는 “지난달까지 기승을 부린 한파로 소비지출이 줄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 지출이 감소한 것이 GDP 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지속된 달러 강세와 서부 항만 노사분규로 수출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그러나 날씨와 항만 파업 등이 GDP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추위와 항만 노사분규가 각각 1.0%포인트와 0.3%포인트 GDP 증가율을 낮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늦춰지나
미국 경기의 향후 동향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파와 항만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해소된 만큼 2분기부터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경제의 취약성이 과장돼 있다”며 “2분기에는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유가와 달러화 강세라는 장기적 요인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경기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성장률 쇼크’가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시점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외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Fed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던 시장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9월 이후로 늦추고 있다”며 “부진한 1분기 GDP 증가율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쟁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소비·수출·투자 동반 부진
미국 상무부가 29일 발표한 지난 1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연간 환산 기준 0.2%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GDP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5.0%)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로 급락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소비와 수출, 투자의 동반 부진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의 4.4%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수출은 7.2% 감소해 4.5% 증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수입은 1.8% 증가했다.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했다. 작년 4분기 4.7% 증가했던 비거주자 고정자산 투자액은 올 1분기 3.4% 감소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0.6%에서 0.1%로 줄었다. 저유가 여파로 에너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건설부문 투자가 급감했다. 원유 탐사 및 시추를 포함한 비주거용 건설 부문 지출은 23.1% 감소했다.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첫 감소세이자 4년래 최저 수준이다.
상무부는 “지난달까지 기승을 부린 한파로 소비지출이 줄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 지출이 감소한 것이 GDP 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지속된 달러 강세와 서부 항만 노사분규로 수출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그러나 날씨와 항만 파업 등이 GDP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추위와 항만 노사분규가 각각 1.0%포인트와 0.3%포인트 GDP 증가율을 낮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늦춰지나
미국 경기의 향후 동향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파와 항만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해소된 만큼 2분기부터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경제의 취약성이 과장돼 있다”며 “2분기에는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유가와 달러화 강세라는 장기적 요인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경기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성장률 쇼크’가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시점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외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Fed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던 시장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9월 이후로 늦추고 있다”며 “부진한 1분기 GDP 증가율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쟁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