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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및 가격 표시의 경우 가장 작게 나온 제품을 기준으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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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민 기자 ] 지난해부터 스낵업계에서 '달콤한 감자칩' 돌풍이 불었다면 유음료업계에선 '플레인 요구르트'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용량 요구르트에 이어 그릭 요구르트까지 다양한 플레인 요구르트들의 경쟁이 한창이다.

3일 '언니 믿지'에선 업계 상위 브랜드의 플레인 요구르트를 모았다. 여기자들이 먹어 본 제품은 매일유업의 '매일바이오플레인'(이하 매일바이오), 남양유업의 '밀크100 떠먹는 불가리스'(밀크100), 풀무원다논의 '아이 러브 요거트 플레인'(아이러브요거트), 빙그레의 '요플레 플레인' 등 4종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제품은 인위적인 당을 첨가하지 않은 요구르트로 원래 대용량으로 기획된 제품이다. 풀무원다논과 빙그레의 경우 플레인 요구르트이지만 설탕 등을 넣어 달콤한 맛을 더했다.

구매의사를 책정한 별점 평균(5개 만점 기준)은 매일유업의 매일바이오가 3개 반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개인취향 별로 호불호가 다소 갈렸으나 달지 않고 고소한 요구르트를 좋아한다면 추천할 만하다는 평가다.

매일바이오는 2013년 출시돼 대용량 요구르트 경쟁을 촉발한 제품으로 꼽힌다. 요구르트다운 맛과 식감을 살리는 생우유 95%와 유고형분의 비율로 구성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질감은 퐁듀 치즈처럼 되직하지만 뭉침이 없는 편이다. 단맛과 신맛이 약한 편이고 고소한 맛이 돈다. 견과류를 섞어 먹거나 나초칩 등을 찍어먹기 적당한 농도와 맛이란 의견이 많았다.

순한맛을 선호하는 김근희 기자는 별점 네 개 반으로 최고점을 매겼다. 김 기자는 "제품 자체의 단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시리얼, 과일과 궁합이 좋다"며 "달지 않아 왠지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다는 심리적 위안을 주는 제품"이라며 웃음지었다.

플레인 요구르트를 자주 사먹는다는 권민경 기자는 "크림처럼 살살 녹거나 바로 흡수되는 묽은 농도가 아니어서 좋았고, 포만감이 들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권 기자는 "포만감이나 맛, 식감을 고려했을 때 아이들보다 다이어트 중인 성인 남녀에게 더 어울릴 법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양유업이 내놓은 밀크 100은 심심한 맛 탓에 박한 평가가 내려졌다. '우유와 유산균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는 광고문구가 실감나는 맛이란 게 총평이다. 별점 평균은 3개에 4분의 1개가 미달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밀크 100은 매일유업 제품보다 농도가 약간 묽은 편이다. 샐러드 드레싱에 활용하기 좋은 점도를 갖고 있다. 요구르트 특유의 고소한 맛과 새큼한 맛이 돌지만 강하지는 않은 편이다.

권 기자는 "달지도 않고 시지도 않고 심지어 고소하지도 않은 편이어서 무(無)맛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며 별점 2개를 기록했다. 그는 "'달지 않고 무첨가 제품이라고 하니 건강에는 좋겠지'하는 마음으로 먹었다"고 덧붙였다.

달콤한 요구르트를 좋아하는 박희진 기자는 "단맛이 없어서인지 약간 느끼한 인상"이라며 "달콤한 음식과 궁합이 잘 맞을 수 있지만 본연의 맛만 즐기기 위해선 구입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이러브요거트와 요플레 플레인은 앞서 2개 제품보다 확실히 달콤한 맛과 새큼한 맛이 강했다. 둘 중에선 요플레플레인이 조금 더 달고 신맛이 돈다는 게 중론이었다.

요플레 플레인은 달콤한 요구르트를 좋아하는 박희진 기자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제품이다. 별점 평균은 3개를 조금 넘겼다.

박 기자는 "적당히 달고 상큼해서 플레인 요거트 초보자로 만족했던 제품"이라며 별점 3개 반을 매겼다. 그는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라며 "끝 맛이 텁텁하고 혀에 유제품 특유의 끝맛이 남는 느낌은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기자는 "매일 바이오 제품이 느끼하지 않은 데 반해 빙그레 요플레는 절반 정도만 먹어도 이미 느끼하다"면서 별점 2개 반을 조금 넘게 줬다.

아이러브요거트는 신맛과 단맛이 요플레 제품에 비해 덜해 어른들이 먹기 좋은 맛이란 평이다. 단독으로 먹거나 담백한 과자에 찍어먹기 좋은 제품을 꼽혔다. 별점 평균은 3개에 살짝 못 미치는 데 그쳤다.

김 기자는 "신맛도 약간 있는 편이지만 단맛이 꽤 강해 신맛이 묻힌 느낌"이라며 "요구르트 특유의 새큼한 맛이 덜해 큰 매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