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도록, 완벽을 추구하라"
“당신을 롤모델로 삼는 사람이 5명 생길 수 있도록 스스로 멘토가 돼주세요.”

구글코리아의 첫 여성 프로덕트매니저(PM)인 이해민 씨(사진)는 지난 27일 서울 국민대에서 열린 ‘여성개발자 토크콘서트’에서 예비 여성 개발자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주최로 열린 이번 토크콘서트는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개발자와 개발자가 되려는 여학생들이 한자리에서 만난 국내 첫 공식 행사다. 이 PM, 진유림 레진코믹스 개발자, 장현정 오픈스택코리아커뮤니티 대표, 전수현 여성개발자 모임터 대표운영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2007년 4월 검색 서비스를 기획하는 검색 프로덕트매니저가 된 이 PM은 “여전히 소수인 여성 개발자들이 ‘언니 멘토’를 중심으로 그룹을 만들면 육아 등 고민을 나누고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워킹맘’이기도 한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하는 ‘탄력근무제’를 활용할 수 없었다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 입사 당시 경험담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PM은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복잡도 등에 대해 묻는 1 대 1 기술면접을 한 시간씩 11번을 봤다”며 “자신의 실력이 바닥까지 드러나는 이 같은 채용 방식에 대비하기 위해선 학과 커리큘럼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학점을 목표로 하지 말고 아키텍처(설계기술), 그래픽스 등 각 과목을 완전히 이해하겠다는 생각으로 덤벼야 한다”며 “졸업할 때 의사가 인체 내부를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컴퓨터를 훤하게 알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개발자의 강점에 대해선 “업무 면에서 성별보다 개개인의 성향이 더 중요하지만 ‘하이레벨 시스템 디자인’처럼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는 분야에서는 여성 개발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