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서 단독 4위 '아름다운 반란'…"챔피언조서 처음 경기…너무 떨려서 혼났어요"
“너무 떨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잤고 음식 먹은 게 체해서 토하기까지 했어요.”

스윙잉스커츠클래식에서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친 곽민서(25·JDX멀티스포츠·사진)는 갑작스럽게 커진 주변의 관심 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며 이렇게 말했다. 8언더파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던 만큼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했어도 리디아 고, 모건 프레슬과 연장전을 치를 수 있었다. ‘무명의 반란’을 기대했던 골프팬들의 관심도 그만큼 컸다.

하지만 이날만 2오버파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로 경기를 끝내 1부투어의 무서움을 제대로 맛봤다. 후반에 버디 2개를 잡으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전반에만 보기 4개를 범한 게 뼈아팠다. 그는 “TV 중계 카메라가 바짝 들이대고 찍는 게 처음이었고,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것도 생전 처음이라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나친 부담감 때문에 스코어를 잃었던 만큼 자신감만 추스르면 다음 대회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표인 톱10은 달성했으니 다음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곽민서는 이번 대회 선전으로 세계랭킹이 지난주(321위)보다 180계단 높은 141위로 올랐다.

그의 활약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롱런할 재목’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원 모델골프아카데미 원장은 “메이저급 선수 수준의 안정된 스윙을 구사한다”며 “향후 K골프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2012년 LPGA투어에 데뷔한 곽민서는 지난해 2부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한 덕에 올해 1부투어 풀시드를 거머쥐었다. 데뷔 4년차 ‘중고 신인’인 셈이다. 12세 때 취미 삼아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는 그는 서문여중과 서문여고를 거쳐 프로골프 무대에 뛰어들었으며 국내 투어를 뛰지 않고 곧장 미국에 진출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