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때문에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장 신·증설 포기, 생산물량 해외 이전 등 알려진 투자 중단 규모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적용받는 40여개 주한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기업은 배출권 거래제로 인해 생산물량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했거나 본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으며, 신규 설비투자를 보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외국계 기업은 배출권 할당량을 맞추려면 올해 27일간 공장을 멈춰야 할 상황이 되자 본사 차원에서 한국 생산물량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연간 매출이 6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이 기업은 예상했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이 규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 7위인 한국은 산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부터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