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아직 멀었다 - 이문재(1959~)
지하철 광고에서 보았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옵니다.
그 이유는,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얼마나 높고
넓고 깊고 맑고 멀고 푸르른가.

땅 위에서
삶의 안팎에서
나의 기도는 얼마나 짧은가.

어림도 없다.
난 아직 멀었다.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 (문학동네) 中


살면서 ‘열심히 해도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되는데 먼저 포기한 적은 없었을까요.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고 비를 외치는 인디언의 모습에서 절실함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