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에히(78)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폭스바겐 이사회는 25일(현지시간) 피에히 회장과 그의 아내인 우르술라가 이사직에서 즉각 물러나고 베르톨드 후버 부회장이 임시 회장을 맡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AP통신과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피에히 회장의 사임은 폭스바겐의 현역 최고경영자(CEO)이자 차기 회장으로 지목되는 마르틴 빈터코른(67)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린 결과로 분석된다.

피에히 회장은 이달 초 발간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고 "나는 빈터코른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그에 대한 불만을 토로, 경영권 분쟁을 암시했다.

그러나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CEO에 대한 피에히 회장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17일 "빈터코른은 최고의 경영자"라며 지지 성명을 내 사실상 빈터코른의 손을 들어줬다.

심지어 피에히 회장의 사촌인 볼프강 포르셰도 "피에히의 발언은 개인의 의견"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외손자인 피에히 회장은 지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폭스바겐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그는 스코다와 같은 저가 브랜드부터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의 고급차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해 회사를 급성장시키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