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활성화 위해 정부가 충전소 적극 설치해야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세계전기차협회장·사진)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다음달 열리는 'EVS28(세계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시장에 1억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2020년에 전기차는 3% 점유율(300만대)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전기차협회(WEVA)의 협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자동차 분야 연구활동을 매진한 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선우 교수의 이같은 전망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예상 수치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해 8000만대가 팔린 세계 자동차 판매 규모는 오는 2020년 1억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은 전기차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3%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전기차 점유율이 향후 10%까지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우 교수는 "연간 300만대 팔리는 시대가 오면 차값의 50%를 차지하는 값비싼 배터리 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행거리 역시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180만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경우 판매 1위인 닛산 리프가 11만5000대, 쉐보레 볼트는 1만7000대, 테슬라 모델S는 1만5000대 각각 팔렸다.
전기차는 세계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 강화 차원에서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분야다. 유럽 시장에선 자동차 업체들이 오는 2020년까지 판매 차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균 수치를 95g/km, 2025년까지 75g/km으로 낮추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올 연말까지 기준치는 130g/km다.
선우 교수는 "전기차는 환경, 에너지, 안전 규제로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며 "제조사 입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야 전체 판매 차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우 교수는 전기차 활성화 과제로 충전 인프라 구축, 소비자 인식 제고 및 세제 지원, 가격 현실화 등을 꼽았다. 그는 "유럽은 정부가 충전소를 설치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전기차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이 되려면 정부 지원(충전소 설치, 보조금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28회째를 맞은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는 내달 3~6일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EVS는 글로벌 전기차 기술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행사다. 1969년 1회를 시작으로 각 대륙을 돌며 순환 개최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2년10월 부산(19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