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44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했다. 4년간 한국 증시를 옥죄던 ‘박스권(1800~2050)’의 굴레를 확실히 떨쳐버렸다. 글로벌 양적 완화와 연 1%대 기준금리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속속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어 올해 안에 역대 최고치(2011년 4월27일, 2231.47)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에 마감했다. 2011년 8월2일 2121.27을 기록한 뒤 처음으로 2100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96.13포인트(10.24%) 올랐다.

이날 지수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9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7일 483억원, 9일 1514억원, 11일 2791억원 식으로 연일 순매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조2056억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주요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세장의 ‘기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확인됐고 현대차 실적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며 “돈의 힘이 지수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와 실적 장세가 어우러지면서 연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22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694.90까지 치솟으며 700선 돌파 기대를 키웠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4.42포인트(0.64%) 하락한 684.9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690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1월11일(699.24) 이후 7년4개월 만이다.

김동욱/심은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