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동' 건 중소기업
대형 완성차업체가 주도하는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 중소기업 두 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워프라자와 코니자동차다. 두 회사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께 고속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파워프라자 대표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독자 설계한 전기차인 ‘예쁘자나R’을 내년께 소량 시범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워프라자는 예쁘자나R을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 전시했다.

예쁘자나R은 로드스터(뚜껑이 없는 2~3인승 자동차) 디자인에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전기차가 갈 수 있는 거리는 통상 150㎞ 안팎인데, 이 전기차는 최장 571㎞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최고 시속은 198㎞이며 정지 상태에서 4.6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파워프라자는 엔지니어 출신인 김 대표가 1993년 설립한 회사다. 2007년부터 20여명의 연구인력으로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내년 소량 시범 생산하는 전기차값은 4000만원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니자동차는 내년 중반 2500만원 선의 전기트럭(TX-500e)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회사도 서울모터쇼에 전기차를 선보였다.

최종윤 코니자동차 대표는 “전기차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 보조금 1650만원을 받는다면 1000만원 이하 소비자가격이 가능할 것이란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계획대로라면 한 번 충전으로 180㎞ 정도 갈 수 있는 0.5t 트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전기차 사업을 2011년부터 준비했고 지난해 6월 회사를 출범했다.

중소기업의 이 같은 도전에 일각에선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완성차 관계자는 “전기차가 일반적인 동력자동차에 비해 엔진 등이 없어 만들기 간단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구성이나 안전성, 쾌적함 등을 두루 갖춘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중소기업으로선 역부족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 대표는 “작은 기업도 할 수 있는 분야가 전기차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소비자 반응과 정부 정책 등을 봐가며 대량 생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제시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준동/정인설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