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과탐 선택과목 줄자 대학 학점도 '뚝'
고등학교 때 물리2, 화학2 등 과학심화 과목을 배우지 않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이공계 대학 신입생들의 기초과목 성적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은 한양대 대입전형 연구개발(R&D)센터와 공동으로 2005~2014년 10년간 이공계 신입생 6656명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 선택과목과 입학 후 기초과목 성적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 과목은 1학년 때 필수로 듣는 일반물리학 및 실험1·2, 일반화학 및 실험 1·2, 미분적분학 1·2 등 총 6과목이다.

신입생의 6개 과목 평균 점수는 2007년 3.32점(만점 4.5점)이었으나, 2014년에는 3.08점으로 0.24점(약 7%) 하락했다. 특히 2012년 이후 평균 점수가 뚝 떨어졌다. 2012년 3.03점, 2013년 3.11점으로 10년치 평균인 3.21을 밑돌았다. 이 시기는 수능에서 과학탐구 선택 과목 수가 줄어든 때다. 2005~2011년 수능에서는 8개 과학 과목 중 4과목을 응시해야 했으나 2012~2013년에는 3과목, 2014년에는 2과목으로 줄었다. 수험생 입장에선 굳이 물리2나 화학2 같은 어려운 과목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

수능에서 어떤 과학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대학 성적 차이도 발생했다. 수능에서 물리와 화학을 고루 선택한 학생들의 10년간 학점 평균은 3.27이었지만 두 과목을 하나도 선택하지 않고 들어온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2.67에 불과했다. 같은 해 입학한 신입생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2014년 입학생의 기초과목 평균 학점은 3.08이었으나 물리와 화학을 모두 선택한 학생들은 평균 3.18점을 획득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한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2012년 이후 신입생들의 기초과목 성적이 뚜렷하게 하락했다”며 “수능 과학 선택 과목이 4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